미국 트럼프 정부 앞둔 한국 반도체 업계, 보조금 불확실성 속 대응 방안 논의
2024년 1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가 모여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의 주요 안건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바이든 정부 하에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 시절의 보조금 제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정부는 보조금보다는 관세 인상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위 관계자뿐만 아니라 정부의 여러 부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주 진행된 배터리 및 자동차 산업 점검 회의에 이어진 것이다.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반도체 보조금에 대한 비판과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대미 투자나 수출에 대한 우려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높은 관세 부과가 미국 기업의 생산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8월 반도체에 대한 지원 법안을 제정하여 삼성전자는 64억 달러, SK하이닉스는 4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최종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아, 실제 보조금 지급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대만의 TSMC는 트럼프 당선 확정 직후 보조금 최종 계약을 신속히 체결하여 66억 달러의 지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간담회에서 미 대선 이후 나타난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지적하며 정부가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반시설 지원을 강화하고,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투자를 돕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미 교역 구조의 상호 보완성을 강조하고, 미중 갈등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여 반도체 공급망의 리스크를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 신정부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 정부가 대미 투자와 수출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가 미국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관세의 부작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간담회 이후, 구체적인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민감한 통상 이슈로 인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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