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공정 장비업계, 중국 시장에서 실적 호조 나타내

국내 반도체 전공정 장비업계가 2023년 3분기에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객사의 투자 지연과 축소, HBM(고대역폭메모리) 후공정 투자에 집중하는 등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대체시장을 적극 공략한 효과로 분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피에스케이,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등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향하는 장비 공급 확대의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IT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신규 설비 투자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은 전환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최선단 D램과 HBM 등 특정 분야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신규 팹 투자 계획을 일시 보류한 상태이며, 평택캠퍼스(P4)의 계획도 계속 수정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전공정 장비기업은 중국을 포함한 대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피에스케이는 3분기 매출 1,180억 원, 영업이익 29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6%와 14.4%가 증가했다. 특히 피에스케이의 국내 매출 비중은 29%로 줄어들었으며, 반면 중화권 고객사의 수요가 증가하여 수익성이 개선되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매출 1,472억 원, 영업이익 52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와 744% 증가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분야 매출이 942억 원에 달하며, 중국 수출이 이 분기의 약 75%를 차지해 수익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테스도 3분기 매출 507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기록하며 증권가 예상치를 약간 초과했다. 고객사의 장비 입고 일정 지연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확보한 중국 신규 고객사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메모리 기업인 CXMT는 올해까지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으며, D램 생산능력이 2022년 월 7만 장에서 2023년 월 12만 장, 올해에는 월 20만 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장비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로 인해 국내 전공정 장비 기업들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하며, 내년에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 재개와 함께 중국 메모리 기업의 투자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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