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인재와 일자리 불일치 심화, 대학원 시스템 개편 필요성 대두

한국에서 이공계 인재와 일자리 간의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 전공자 중 절반 가량이 전공과 무관한 직무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데 수년이 소요되고 있지만 인재 양성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최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과학기술 전공자 중 46.7%가 비과학기술 직종에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학기술 전공자가 대다수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공계 박사 인력은 특정 분야에 집중적으로 양성되고 있어 전반적인 일자리 수요와 불일치가 심각한 상황이다.

2022년에는 약 9,247명이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 중 35%가 바이오 관련 전공자였다. 하지만 양질의 박사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어 박사 졸업생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1990년대와 비교할 때 박사 인력 배출에 비해 관련 일자리 증가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기업들이 연구 인력을 필요로 하더라도 충분한 인프라가 부족해 인재 수요가 증가하지 않고 있다.

나노 분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000년대에 정부의 지원으로 나노 관련 연구개발비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생 중 실제 해당 분야에 취업한 비율은 16.3%에 불과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이공계 박사들이 원하는 직무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기업 측에서도 인재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거나 창업을 하려 해도 적합한 인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양자 기술 기반의 창업이 증가하면서 인재 영입이 주요한 고충으로 대두되고 있다. 양자 관련 인력 확보는 여러 기업들에게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향후 5년간 AI 분야에서는 약 12,800명의 신규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이 증가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러한 미스매치와 이공계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원 시스템 전반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 예산을 통해 양성된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의 국내 정착률이 낮아지는 현상 역시 개선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학 구조개혁과 대학원 특성화 정책의 긴급한 시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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